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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에서 열정이 문제 해결책이 될까?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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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 

코로나19 바이러스발 위기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런 암울한 환경에서 남아 있는 직원들은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같은 마음가짐을 갖기 어렵다. 직원들은 생기를 잃고, '내가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쌓여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리더 스스로가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려 할 수 있다. 혹은 직원들의 열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열정이 직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해결책이 될까?

                                       


존 자키모비츠(Jon M. Jachimowicz)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외 4인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열정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안길 수 있다. 그들의 연구논문 '열정은 언제 사람들을 끌어당기나(The Gravitational Pull of Expressing Passion: When and How Expressing Passion Elicits Status Conferral and Support from Others)'는 작년 조직행동과 의사결정과정(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저널에 게재됐다. 연구진들은 총 6개의 연구조사를 통해 열정의 효과를 알아봤다. 첫 번째로 그들은 실제 상황에서 열정이 어떤 효과를 불러오는 지 알아봤다. 캐나다의 창업 투자 유치 TV프로그램인 '드래곤스 덴'에 출연한 177명의 창업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해당 창업자들은 투자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자신의 비즈니스 아이디어 혹은 제품을 5명의 투자자들에게 피칭하려 했다. 연구진들은 이때 창업가의 열정이 넘치는 프레젠테이션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 유도하는지 봤다. 그 결과 실제로 투자자들은 열정을 보인 창업자들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투자할 의향이 더 높았다.


하지만 두 번째 연구조사에서 열정의 단점이 드러났다. 해당 연구조사 참가자들은 드래곤스 덴 영상을 보고 각 창업자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말을 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진심을 다해 본인의 열정을 드러낸 창업자들에게 마음을 열었지만, 열정적으로 보이는 척을 한 창업자들은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지지를 덜 받았다. 예로, 투자자가 질문을 하는데에 (열정을 보이기 위해) 투자자의 말을 자르고 자신이 말을 한다든지, 특정한 투자자에게만 열정적인 투자 피칭을 하고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개인의 열정은 상대방에게 좋게 보이지 않았다.


세 번째 연구조사는 총 64명의 연구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들은 회계사와 컨설턴트, 이 두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을 때 연구대상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지켜봤다. 그 결과, 사람들은 컨설턴트들이 열정을 보이는 것은 적합하지만, 회계사들이 본인의 업무에 열정을 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연구대상자는 심지어 "회계사들은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개인의 업무에 따라 열정을 보이는 것이 역효과 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회계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열정을 보이는 것을 적합하지 않다 느낀 것이다.


다음으로 진행된 연구는 열정을 받아들이는 동료들에 대한 조사였다.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열정적인 동료를 지지하는 유일한 이유는 대한 열정의 근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예로, 조직에서 누군가가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열정을 보인다고 하자. 똑같이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마음이 있는 동료들만이 해당 사람의 열정에 공감하고 그들은 지지한다. 리더를 포함한 그 어느 누구도 단순히 열정을 나타내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 수는 없는 뜻이다. 

                                             


나아가 경쟁구도가 있는 상황에서 열정은 '독'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 연구진들의 다섯 번째 연구조사에서 연구조사 참가자들은 승진을 앞두고 직장 동료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을 상상했다. 이때 참가자들은 열정이 넘치는 해당 동료를 지지하는 것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그를 '위협요소'로 인지했다.


마지막 연구조사는 면접 상황에서 열정의 효과를 지켜봤다. 구직자들은 면접에 통과하기 위해 '가짜 열정'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순간에는 거짓말을 하며 열정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이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개인의 열정은 모든 상황에서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는 열정을 불태우는 것이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리더들은 무작정 열정을 보이고 키우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이런 리더들에게 존 자키모비츠외 4인의 연구조사 결과는 리더들의 섣부른 판단을 막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매경프리미엄. 글_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2020.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