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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왜 실천이 중요한가?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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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CEO의 고민

휴일,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던 A사장은 지방 공장을 들렸다. 300개의 소재가 필요한 자동차 중요 부품을 만드는 공장은 회사 매출의 전부이다. 자주 내려간다고 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아 내려갈 시간을 갖지 못했다. 휴일을 이용해 공장에 내려가 주변을 보며 충격에 빠졌다. 정리 정돈은 물론 회사 자산이 이곳저곳에 방치되어 있었고, 비가 오고 있지만, 자재를 덮어 놓지 않아 개인 후 그 자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우려되기도 했다. 보안도 허술했다. 자신이 정문을 통과할 때, 보안실 담당자가 없었고 공장 사무실 들어 갈 때도 문이 열려 있었다. 공장 내부는 누가 무엇을 가져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장은 하나하나 사진을 찍고, 공장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공장장이 달려왔고, 사진을 본 공장장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죄송의 차원이 아닌 근본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 순간에 해결될 수 없다고 판단한 사장은 전 직원 의식개혁 운동을 전개하라고 경영지원실장에게 지시했다.

경영지원실장의 업무 지시

경영지원실장은 사장의 사진과 지시사항을 보고, 생산, 시설, 총무, 물류, 보안, 정보시스템, 인사 팀의 팀장들을 소집하여 긴급 대책 회의를 진행하였다.

먼저, 근본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전부 남 탓이며, 사람 부족을 이야기한다. 자기 영역은 하겠지만, 공유공간의 정리정돈은 어렵다고 한다. 인사와 총무도 사무직 대상의 정리정돈은 쉽지 않다고 한다. 자기 자리에 있는 쓰레기통도 치우지 않는데 주변 청소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대책은 고사하고 아무리 좋은 방안이 제시되어도 실천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영지원실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리정돈도 되지 않는데 이런 정신으로 만든 제품과 서비스에 혼이 들어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자신의 일도 제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남의 일과 회사 일을 잘하겠냐 하며 각자 분야에서 대책을 세워 3일 후 다시 만나기로 했다.

3일 후 담당 팀장들이 모여 대책을 이야기한다. 정보시스템 팀장은 일일보고를 실시하며 보고의 가장 마지막에 주변 정리정돈을 했느냐를 점검하는 항목이 추가하겠다고 한다. 전 임직원이 퇴근 전에 자신이 금일 무슨 일을 했는가를 적고 마지막에 주변 정리정돈 및 보안관리를 했다는 항목에 체크하는 안이었다. 일일보고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했지만, 경영지원실장은 이 상태의 마음가짐이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금일부터 당장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시설팀장은 금 주까지 주변 정리를 마치고, 향후 추진계획을 작성하겠다고 보고한다. 경영지원실장은 향후 계획을 세워 오라고 했지,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며 시설팀장에게 당장 가서 금일 중 추진방안을 세워 보고하고 퇴근하라고 했다.

총무와 인사팀장 역시 대책과 추진방안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회사의 미래를 보는 듯하여 암담한 생각이 들던 경영지원실장은 생산팀장에게 보고하라고 했다. 생산팀장은 왜 생산현장의 5S운동이 중요한가? 당사의 현황, 지향하는 모습, 선진 기업 사례, 추진 내용과 일정, 추진 내용별 담당자와 체크리스트, 정례 모임까지 하고자 하는 바가 다 담겨 있었다. 보고서만 봐도 생산현장에서는 제대로 5S운동이 전개될 것 같았다.

경영지원실장은 생산팀의  5S추진방안을 보며 이것이 진정 올바르고 악착같이 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의 틀을 만드는 것,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담당을 정해 점검까지 추진하여 해야 하며, 하게끔 한다는 것이 바로 성과로 이어진다. 누군가 방향과 전략 및 큰 틀을 세워 제시했지만, 실천이 없으면 성과는 없는 것입니다.

경영지원실장은 3가지를 강조하고 회의를 마친다.

첫째, 전사 차원의 의식개혁 운동의 전개로 인사팀에서 맡아 1주일 이내 전 사원 설명회를 갖는다. 우리 회사만의 정리 정돈, 청소 청결이 습관화가 되도록 인사팀이 큰 그림과 실천 사례 등을 이어가고, 사무직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이끌어가라고 강조했다.
둘째, 공장은 준비한 바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되, 물류, 시설, 총무팀에서는 생산 공장과 본관 사무실 이외의 전 구역에 대한 5S운동 전개를 지시했다. 향후, 외부인이나 구성원들이 회사 주변을 보며 깨끗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갖도록 우리 회사만의 자부심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셋째, 5S운동이 운동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제품 및 재고 정리 등을 통해 물류예술화와 악성 재고까지 해결하는 혁신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총괄을 총무팀장에게 부여했다.

실천만이 성과를 창출한다.
많은 경영자가 바쁘다. 환경의 변화 속에 사업의 방향, 전략,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회사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여 수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회사 경영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야 한다. 자신이 내린 의사결정을 점검하고 피드백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자신이 내린 지시는 당연히 실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 직원이 자신의 마음처럼 행동하지 않음을 어느 날 알게 된다. 여러 방안을 강구하지만, 실천이 습관화된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경영자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 그리고 피드백이 중요하다. 의식개혁 운동은 지속성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실천을 하기로 했으면 할 수밖에 없도록 프로세스, 담당조직과 담당자, 점검과 피드백, 보상과 질책의 제도 마련을 수립하고 이끌어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은 CEO혼자 한다면 회사가 제대로 성장하겠는가?

출처 : 글_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2020.05.18.